2008년 01월 02일
[김세형 칼럼] 빨리 부자가 되겠다는 함정
한 달도 안 남은 대선정국이 BBK문제로 약간은 안갯속이다. 결론은 검찰이 가려주겠지만 필자는 김경준의 인생역정에 눈길이 더 간다.
무서운 검찰 앞에서도 허여멀건 얼굴로 히죽 웃는 김경준은 누구인가? 그는 여섯 살 때 미국으로 건너가 그야말로 학부모들이 꿈에도 그리던 성공모델을 만들어낸 인물이다.
명문고를 수석졸업하고 아이비리그에 속한다는 코넬대에서 3학년 때 소수민족의 핸디캡을 극복하고 학생회장에 당선됐다. 대학 졸업 후에는 와튼스쿨에서 MBA를 따냈고 굴지의 투자회사 모건스탠리에 입사해 엘리트 중의 엘리트코스를 걸었다. 모건스탠리에서도 파생상품 분야에서 워낙 발군의 실력을 발휘한 나머지 연봉이 8억원에 이를 정도였다고 한다. 젊은 시절 그는 그야말로 인생 우등생이었다.
그 인생의 승자가 한창 좋은 41세에 왜 미국 LA교도소에서 몇 년간을 보낸 뒤 한국으로 송환되는 처지에 놓이게 됐는가. 그 원인은 무엇일까. `빨리 무엇인가를 이루어보겠다`는 조급증 때문이 아니었을까.
흔히 인생에서 피해야 할 4대 금기(禁忌)로 소년 출세(10ㆍ20대에 벼락 출세), 40대 명퇴, 50대 상처(喪妻-남성 기준 얘기다), 그리고 노년 무전(無錢)을 든다. 스포츠 스타나 연예인으로 20대 초반쯤에 이미 큰돈을 벌고 누구나 떠받드는 위치에 올라간 사람은 나머지 삶은 자칫 내리막길만 있을 공산이 크다.
이런 사람은 하루아침에 헬리콥터를 타고 세계 꼭대기라는 산 정상으로 올라간 후 험한 하산길을 도보로 내려와야 하는 격이다. 따라서 부모나 주위에서 인생철학을 정말이지 잘 교육하지 않으면 마약이나 도박에 손을 대 패가망신하는 사례가 허다하다.
흔히 큰 실패를 모르고 잘나가기만 하던 사람은 `이제 슬금슬금 올라가는 것은 시시하다, 왜냐하면 나는 능력이 출중하니까` 하는 생각을 갖기 쉽다.
그러나 이 세상이 어디 그렇게 허술하냔 말이다. 진짜 그런 생각을 가졌다면 풍차를 향해 돌진하는 돈키호테와 무엇이 다른가.
부동산이나 주식을 통한 투자의 세계에서도 멘탈(mental)은 가장 중요한 요소로 친다. 보통 한 게임에서 4일 동안 220~230타를 치게 되는 프로골프(PGA)도 승부의 호흡은 어느 순간의 한 타가 좌우한다. 중국 `초한지(楚漢誌)`를 읽어보면 항우는 유방과 70번을 싸워 69번을 이기지만 단 1패가 모든 운명을 결정지었다.
한 경영학 교수가 구재상 미래에셋자산운용 사장에게 "개인투자가는 왜 실패합니까"라는 물음을 던지는 광경을 옆에서 본 적이 있다.
구 사장의 답변. "대세 상승기 초반에 2000만원쯤 가지고 출발하는 사람은 1억원쯤 까지는 잘 갑니다. 그 다음이 문제지요. 몇 번을 성공한 이 사람은 좀 우쭐해집니다. 자기 실력이 대단하다고 자기최면에 빠져요. 이익을 낸 금액을 좀 덜어내고 조심스레 투자해야 할 때에 오히려 주변 친ㆍ익척이나 친구 돈까지 끌어모읍니다. 최대한 투자자금을 늘린 후 단 한 번 실패하면 그것으로 끝이지요." 코스톨라니의 달걀에 비유하면 이 사람이 투자를 늘린 시기는 이미 호황의 끝물쯤으로 타이밍이 진행됐다고 볼 수 있다. 서서히 철수를 고려해야 할 시점에 `항우의 1패`를 당하면 일패도지.
지금부터 1년 반 전 청와대 홈페이지에 "이제부터 집을 서둘러 사면 손해를 볼 수 있다. 정부 조치로 곧 떨어질 것"이라는 골자의 글이 뜬 것을 독자들은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그 용감한 글을 올린 사람은 이백만 청와대 홍보수석(당시)으로 필자의 친구다. 그는 운전기사마저 잔뜩 은행빚을 얻어 집 계약을 하려는 걸 보다못해 그런 글을 올렸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그의 예측이 딱 맞았으나 그는 자리에서 물러나야 했다.
다시 한 번 시장을 조망하면 지난 2~3년간 부동산이든 증시든 원자재든 심지어 그림값이든 숨가쁘게 뛰었다.
머니게임에 동원된 자금은 시골 노인 쌈짓돈부터 국가 단위로 동원된 소버린펀드(sovereign wealth fund)까지 참으로 스케일이 다양하다. 엄청난 시세가 발산된 후 파티가 끝나가는 분야도 있다.
풍선을 터뜨릴 바늘도 많이 늘었다. 또한 "전 지구적으로 거품이 끼었다"(그린스펀)는 말도 들리고 "펀드도 손해볼 수 있다"(박현주 미래에셋 회장)는 경고도 나온다.
빨리 부자가 되고 싶은 조급증에 사로잡혀 있지 않은지 스스로의 멘탈을 점검해 볼 것. 천천히, 느림 혹은 인내 -그런 단어들도 있다는 사실을 문득 상기해 보시기 바란다.
무서운 검찰 앞에서도 허여멀건 얼굴로 히죽 웃는 김경준은 누구인가? 그는 여섯 살 때 미국으로 건너가 그야말로 학부모들이 꿈에도 그리던 성공모델을 만들어낸 인물이다.
명문고를 수석졸업하고 아이비리그에 속한다는 코넬대에서 3학년 때 소수민족의 핸디캡을 극복하고 학생회장에 당선됐다. 대학 졸업 후에는 와튼스쿨에서 MBA를 따냈고 굴지의 투자회사 모건스탠리에 입사해 엘리트 중의 엘리트코스를 걸었다. 모건스탠리에서도 파생상품 분야에서 워낙 발군의 실력을 발휘한 나머지 연봉이 8억원에 이를 정도였다고 한다. 젊은 시절 그는 그야말로 인생 우등생이었다.
그 인생의 승자가 한창 좋은 41세에 왜 미국 LA교도소에서 몇 년간을 보낸 뒤 한국으로 송환되는 처지에 놓이게 됐는가. 그 원인은 무엇일까. `빨리 무엇인가를 이루어보겠다`는 조급증 때문이 아니었을까.
흔히 인생에서 피해야 할 4대 금기(禁忌)로 소년 출세(10ㆍ20대에 벼락 출세), 40대 명퇴, 50대 상처(喪妻-남성 기준 얘기다), 그리고 노년 무전(無錢)을 든다. 스포츠 스타나 연예인으로 20대 초반쯤에 이미 큰돈을 벌고 누구나 떠받드는 위치에 올라간 사람은 나머지 삶은 자칫 내리막길만 있을 공산이 크다.
이런 사람은 하루아침에 헬리콥터를 타고 세계 꼭대기라는 산 정상으로 올라간 후 험한 하산길을 도보로 내려와야 하는 격이다. 따라서 부모나 주위에서 인생철학을 정말이지 잘 교육하지 않으면 마약이나 도박에 손을 대 패가망신하는 사례가 허다하다.
흔히 큰 실패를 모르고 잘나가기만 하던 사람은 `이제 슬금슬금 올라가는 것은 시시하다, 왜냐하면 나는 능력이 출중하니까` 하는 생각을 갖기 쉽다.
그러나 이 세상이 어디 그렇게 허술하냔 말이다. 진짜 그런 생각을 가졌다면 풍차를 향해 돌진하는 돈키호테와 무엇이 다른가.
부동산이나 주식을 통한 투자의 세계에서도 멘탈(mental)은 가장 중요한 요소로 친다. 보통 한 게임에서 4일 동안 220~230타를 치게 되는 프로골프(PGA)도 승부의 호흡은 어느 순간의 한 타가 좌우한다. 중국 `초한지(楚漢誌)`를 읽어보면 항우는 유방과 70번을 싸워 69번을 이기지만 단 1패가 모든 운명을 결정지었다.
한 경영학 교수가 구재상 미래에셋자산운용 사장에게 "개인투자가는 왜 실패합니까"라는 물음을 던지는 광경을 옆에서 본 적이 있다.
구 사장의 답변. "대세 상승기 초반에 2000만원쯤 가지고 출발하는 사람은 1억원쯤 까지는 잘 갑니다. 그 다음이 문제지요. 몇 번을 성공한 이 사람은 좀 우쭐해집니다. 자기 실력이 대단하다고 자기최면에 빠져요. 이익을 낸 금액을 좀 덜어내고 조심스레 투자해야 할 때에 오히려 주변 친ㆍ익척이나 친구 돈까지 끌어모읍니다. 최대한 투자자금을 늘린 후 단 한 번 실패하면 그것으로 끝이지요." 코스톨라니의 달걀에 비유하면 이 사람이 투자를 늘린 시기는 이미 호황의 끝물쯤으로 타이밍이 진행됐다고 볼 수 있다. 서서히 철수를 고려해야 할 시점에 `항우의 1패`를 당하면 일패도지.
지금부터 1년 반 전 청와대 홈페이지에 "이제부터 집을 서둘러 사면 손해를 볼 수 있다. 정부 조치로 곧 떨어질 것"이라는 골자의 글이 뜬 것을 독자들은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그 용감한 글을 올린 사람은 이백만 청와대 홍보수석(당시)으로 필자의 친구다. 그는 운전기사마저 잔뜩 은행빚을 얻어 집 계약을 하려는 걸 보다못해 그런 글을 올렸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그의 예측이 딱 맞았으나 그는 자리에서 물러나야 했다.
다시 한 번 시장을 조망하면 지난 2~3년간 부동산이든 증시든 원자재든 심지어 그림값이든 숨가쁘게 뛰었다.
머니게임에 동원된 자금은 시골 노인 쌈짓돈부터 국가 단위로 동원된 소버린펀드(sovereign wealth fund)까지 참으로 스케일이 다양하다. 엄청난 시세가 발산된 후 파티가 끝나가는 분야도 있다.
풍선을 터뜨릴 바늘도 많이 늘었다. 또한 "전 지구적으로 거품이 끼었다"(그린스펀)는 말도 들리고 "펀드도 손해볼 수 있다"(박현주 미래에셋 회장)는 경고도 나온다.
빨리 부자가 되고 싶은 조급증에 사로잡혀 있지 않은지 스스로의 멘탈을 점검해 볼 것. 천천히, 느림 혹은 인내 -그런 단어들도 있다는 사실을 문득 상기해 보시기 바란다.
# by | 2008/01/02 11:13 | column | 트랙백(2)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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