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th ( John )

난 아직까지 주눅이 들어 있었다. 글쎄, 겉으로는 활발히 적극적으로 지내려고 노력을 하는데 아직까지 마음이 안 편한것을 보니 넘어야 될 산이 참 많았다. 일이 끝나고 나도 친구들과 같이 장난도 치고 같이 밥 먹으러 가고 싶지만 알수 없는 장벽에 턱 막혀서 도무지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겠다는것이다. 가끔 혼자서 한국 라면을 끓여 먹었다. 왠지 라면 냄새가 다른사람들에게 피해가 될까봐 주방에서 재빠르게 끓인다음 혼자 후르륵 먹고 환풍기를 킨 다음 밖으로 나왔다. 가끔 담배를 피다가 울기도 하였다.
한국정인 정이 너무나 그리웠고 누군가와 대화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대화 ! 이것이 나에게 너무나 간절하였다.
일단, 난 완벽한 인간도 아니고 슈퍼맨도 아니기 때문에 언어의 급작스러운 소통을 기대하지 않기로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이야기 하고 싶은데 벽에 턱 막히는 이 기분은 무엇일까?

같이 영화를 보다가 누군가 나에게 얘기를 할때 난 한마디도 못 알아 들었다. 다시 한번 얘기 해달라는것도 한계가 있고 전혀 다른 환경에서 자란 이들과 함께 지낸다는것은 나를 또다른 구덩이로 몰고 있는것 처럼 느껴졌다.

이곳에 온 날 부터 지금까지, 사람들과 있을때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모르면 모르는데로 있으면 된다고 하지만 나에게는 언어의 장벽보다 마음의 장벽이 더 크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도대체 어디서 부터 시작해야지 그들과 소통할 수 있을까. 

그런데 나에게 편안한 친구가 생겼다. 친구가 아니라 삼촌뻘의 나이를 가지고 있는 아저씨였다.그는 봉사활동을 하는것이 아니라 뉴올리언즈 주정부에서 봉급을 받으면서 일을 하고 있었다. 오하이오주의 집과 뉴올리언즈를 한달씩 번갈아 가면서 일하고 있었다.
이름은 John, 나이는 50살. 아들이 나와 동갑이었다. 
내가 물었다.




"언제부터 담배를 피게 되었어?"

"아마 10살때부터?"

"10살??"

"진짜야, 10살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피웠어."

난 바보처럼 웃었다.

사람과 사람이 가까워지는데 가장 큰 원인이 무엇일까?

글쎄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 그 사람의 순수함 , 솔직함 또는 바보같은 모습. 그것 때문이 아닐까.

왠지 존과 얘기할때마다 그는 나에게 "괜찮아, 괜찮아" 를 외치고 있는것 같았다.

'-일을 못해도 괜찮고, 바보같아도 괜찮고, 멋지게 안 보여도 괜찮고, 영어못해도 괜찮고 , 혼자 있어도 괜찮고.
다 괜찮으니깐 지레 짐작하면서 겁먹지 말고 할 수 있는것 부터 하나씩 해나가봐.-'

마치 나에게 이렇게 말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언제부터 우리가 그렇게 가까워졌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담배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난 막막한 기분이 들때마다 밖으로 나와 담배를 피웠다. 그리고 하늘을 바라보곤 했는데 어느순간부터 John 도 내 옆에서 담배를 피고 있었다. 그리고 아무 주제가 없는 얘기를 주고 받았는데, 내가 무슨 생각이었는지 '한국음식'을  먹고 싶다고 하였다. 그랬더니 그도 먹고 싶다고 하였고 John 의 차를 타고 뉴올리언즈에서 하나밖에 없는 한국식당으로 갔다. 
난 신이 나서 이것 저것을 시켜 먹고 John에게는 불고기를 소개시켜주었다. 

그는 연신 맛있게 먹었고 우리는 그 다음부터 알수 없는 동질감을 가진 친구가 되었다.    



그 다음부터 이곳에서 생활할때, 난 잘보이려고 애쓰지 않았다. 오히려 내 모습이 이런것이다 라고 솔직히 보여주었다.
처음부터 잘 하는 사람은 없잖아. 비웃으면 비웃으라고 해.
그리고 이제까지 아프고 힘들었다면, 그대로 그대로 괜찮아....

난 괜찮아를 외치면서 눈물을 글썽였다.

by creatman | 2007/12/28 14:34 | Martial Project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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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김예은 at 2009/07/24 07:35
혹시 그 뉴올리온즈에 있는 한국식당 이름을 아시나요?
아직도 알고 계시면 가르쳐 주세요^^ 이번8월에 가는데 거의 한국식당들은 metarie에 있더군요 -_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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